Innocence

오랜만에 이노센스를 괜히 다시 봤는데, 벌써 나온지 10년이 되었더라.

공각기동대나 이노센스는 워낙 스타일이 현학적이고 (물론 그저 ‘어려운 말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현학적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다) 묵직하다보니 주제도 어렵고 무겁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은데, 그 주제는 딱히 복잡할 것 없이 기천년째 변주되고 있는 호접몽과 수백년 묵은 심신 문제로 요약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오시이 마모루는 최대한 자기 스타일을 정당화하기 적합한 주제다보니 그런 주제, 그런 원작을 붙들고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패트레이버도 그렇고, 뭐가 되었든 우중충한 배경 위에 총, 기계, 아저씨, 음모론, 조직, 인용구 독백, 피 같은걸 화면에 잔뜩 뿌리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야 패트레이버도 공각기동대도 원작이 더 좋지만, 오시이 마모루가 감독한 극장판을 보면서 눈이 즐거운 건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그 스타일만 참고하면 될 것을, ‘심오한 주제의식’ 같은 거에 엇나간 열정을 불태우다가 이상해진 형씨들이 종종 보인다는 것이다. 실로 난감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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