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s Online 서평기사 번역: Blackwater by Jeremy Scahill

원문출처: Times Online / 2007년 9월 21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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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문: 제레미 스카힐의 <블랙워터>

신간을 통해, 제레미 스카힐은 수상쩍은 조직 블랙워터의 뚜껑을 열어보인다. 본 독점 발췌문에서, 저자는 이 회사가 작은 사설보안업체로부터 미국 군사력의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상승 과정을 추적해 들어간다.

사진설명: 미국의 사설보안업체 블랙워터의 직원이 바그다드 상공을 순찰하고있다. 2004년 4월 15일

2001년 9월 10일의 세계는 지금과 굉장히 다른 곳이었고, 그 날 도널드 럼스펠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소속 국방장관 자리에 오른 뒤 첫번째 중요 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올라섰다.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알 카에다 같은 것은 존재도 없었고, 사담 후세인은 여전히 이라크의 대통령이었다. 럼스펠드는 이미 예전에 이 직책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 제랄드 포드 대통령 재임 중 1975~77년 — 이제 2001년이 되어 야심찬 비전을 품고 장관직에 돌아온 것이다. 부시 행정부가 맞은 첫번째 9월의 이 날, 럼스펠드는 거액이 오가는 국방 계약 담당 펜타곤 간부들, 다시 말해 할리버튼스, 딘콥스, 벡텔 같은 회사를 관리하는 이들에게 연설을 했다. 장관은 엔론, 노스롭 그루만, 제네럴 다이나믹스,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 등의 전직 기업 경영자들 떼거리 앞에 서게 되었는데, 이들이 럼스펠드가 국방부 최고 보좌관으로 새로이 올려놓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는 전쟁을 선포했다.

“오늘의 주제는 미 합중국의 안보에 대한 위협, 그것도 아주 심각한 위협을 일으키는 어느 적에 관한 것입니다.” 럼스펠드가 외쳤다. “이 적은 세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중앙계획경제의 성채입니다. 그것은 독재적인 5개년 계획에 의해 지배됩니다. 하나의 수도에 자리잡고, 그 적은 여러 시간대와 대륙과 대양과 그 너머의 지역에 걸쳐 스스로의 요구를 강요하려 합니다. 녀석은 잔인할 정도의 집요함으로 자유로운 생각을 목조르고 새로운 발상을 뭉개버립니다. 그것은 미국의 국방을 붕괴시키고 숱한 사람들의 생명을 모조리 위험에 빠뜨립니다.” 극적인 효과를 더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끈 다음, 그 자신 이미 냉전 전사로 잔뼈가 굵은 럼스펠드는 새로운 스텝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아마도 이 ‘적’이 마치 구 소련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들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적들은 더욱 음흉하고 무자비합니다. 여러분은 제가, 아직 세계에 남아있는 늙어빠진 독재자들 중 누군가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자들의 시대도 이제는 거의 끝이 보일 지경인데다, 그들 또한 앞서 말한 적의 힘과 거대함에는 상대도 되질 않습니다. 우리의 주제가 되는 그 적은 우리의 고향에 훨씬 가까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펜타곤의 관료제/조직입니다.” 럼스펠드는 펜타곤의 운영을 철저히 개조할 것, 과거의 국방성 관료제/조직을 새로운 모델로, 민간부문에 기초한 것으로 갈아치울 것을 주장하였다. 럼스펠드가 말하길, 문제는, 사업체와 달리 “정부는 망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관료조직으로 하여금 적응과 개선을 추구하게 할 다른 동기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가혹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 — “이것은, 궁극적으로, 모든 미국인들의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날, 럼스펠드는 미국의 전쟁 수행에 민간부문의 사용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중요 제안을 하였고, 또한 그의 제안이 강력한 저항에 맞닥뜨리게 될 것도 예언하였다. “누군가는 물을 것입니다. 세상에 어떻게 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국방장관이 펜타곤을 공격한단 말인가?” 럼스펠드는 그의 청중들에게 말하였다. “그 사람들에게 나는 대답합니다. 나는 펜타곤을 공격하려는게 아닙니다. 나는 그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펜타곤을 펜타곤으로부터 구해내야 합니다.”

다음날 아침, 펜타곤은 문자 그대로 공격을 받아서, 아메리칸 에어라인 제77편 — 보잉 757 — 이 서쪽 벽으로 처박혔다. 럼스펠드는 잘 알려진 이야기대로 잔해 속에서 시체를 끄집어 내는 구조반원을 도운 모양이다. 그러나 럼스펠드, 군사주의의 체스마스터인 그는, 9/11에 의해 주어진 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기회를 순식간에 나꿔채서 자신의 개인적인 — 마침 어제 선포했던 — 전쟁을 고속도로에 올려놓았다. 세계는 돌이킬 수 없이 변해버렸고, 한 순간에 세계 최강 군사력의 미래는 럼스펠드와 그 친구들이 자기들의 걸작을 그릴 하얀 캔버스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펜타곤 정책은 민간부문을 대량으로 도입하고, 특수작전을 강화하며, 정교한 무기체계와, 특수부대 및 계약직의 활용을 확대하게 될 것이었다. 이것은 후에 럼스펠드 독트린으로 알려지게 된다. “우리는 보다 기업가적인 접근방식을 촉진시켜야 한다. 곧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선제적이도록, 수동적이지 않도록 장려하며, 관료로서 행동하지 않고 벤처 사업가처럼 행동하도록 해야한다(We must promote a more entrepreneurial approach: one that encourages people to be proactive, not reactive, and to behave less like bureaucrats and more like venture capitalists)” 라고, 럼스펠드는 2002년 여름 <외무(Foreign Affairs)>에 실은 “군사력의 전환(Transforming the Military)”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밝혔다. 럼스펠드의 “작은 발자국” 접근방식(“small footprint” approach, 가볍고 기민한 군사력 운용을 뜻함 — 역주)은 현대전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발전 중 하나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이는 바로 사설 도급업체들을, 전투까지 포함하는 전쟁의 모든 국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럼스펠드 독트린에 따라 싸우게 될 “전지구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끼라고 일찌감치 당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던 이들 중에, 노스 캐롤라이나 주 그레이트 디스멀 스웜프 근처에 사설 군사훈련 캠프를 운영하고 있던 무명의 업체가 있었다. 그 이름은 블랙워터 유에스에이. 9월 11일의 비극 이후 거의 하룻밤 사이에, 별 존재도 없었던 한 회사가 사상 최강의 제국이 수행하는 전 지구적 전쟁의 중요 경기자가 되었다. “제가 훈련 사업을 운영한지 이제 4년이 되어가는데, 이젠 사람들이 안전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좀 냉소적이 되어갑니다.” 블랙워터를 소유하고 있는 에릭 프린스가 폭스 뉴스 진행자인 빌 오 라일리와 9/11 직후에 한 인터뷰 내용이다. “요새는 전화통에 불이 났어요.”

그러나 블랙워터 이야기는 9/11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장이나 설립으로부터 시작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모로, 그곳에는 현대전의 역사가 압축되어 담겨있다. 무엇보다도 이는 부시 행정부 전쟁수행 팀의 핵심을 이루고 있던 사람들이 일생을 바쳐 이룩해 낸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1991년 걸프전 중에, 딕 체니 — 럼스펠드의 가까운 동료 — 는 국방부 장관이었다. 당시 교전지역에 투입된 인원 열 명 중 한 명은 도급업자였고, 체니는 이 비율을 끌어 올릴 굳은 결심을 하였다. 1993년에 퇴임하기 이전에, 체니는 어느 회사의 한 부서에다 연구를 위탁하였는데, 그 회사는 이후 체니가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된 할리버튼이었고, 연구는 어떻게 하면 군 관료제/조직을 빠르게 사영화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순식간에 할리버튼은 스스로를 위한 산업분야, 곧 미군의 해외작전에 종사하며 척 보기에도 무한한 이윤의 가능성을 지닌 업종을 만들어 내게 되었다. 미국이 그 군사적 활동범위를 공격적으로 확장할수록, 할리버튼의 사업에는 도움이 된다. 이는 미래를 겨냥한 원형이었다. 이어지는 빌 클린턴 정부 하 8년간, 체니는 영향력있는 신보수주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에서 일했는데, 그곳은 신속한 사영화로 돌진하던 정부와 군대의 선봉에 있었다. 1995년이 되기까지, 체니는 할리버튼 빌딩의 꼭대기에 앉아있었고 회사는 미국 정부의 방위 도급업체 중 최대의 단일 도급업체가 되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사영화 정책의제를 폭 넓게 포용하는 자세였고, 체니의 회사는, 다른 도급업자들과 더불어, 1990년대 발칸 분쟁과 1999년 코소보 전쟁에서 짭짤한 계약을 따냈다. 버지니아에 본부를 둔 밀리터리 프로페셔널 리소시즈 인코퍼레이티드라는 군사 컨설팅 기업이 있는데, 전직 고위군사장교들을 직원으로 둔 이 회사는, 1990년대 중반에 세르비아 지배 하 유고슬라비아에 대해 분리주의 전쟁을 일으킨 크로아티아 군을 훈련시키도록 클린턴 행정부의 위임을 받았고, 그 계약이 결과적으로 그 분쟁의 균형을 깨버렸다. 이 도급계약은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표준형태로 자리잡게 된 민간부문의 전쟁개입 방식을 선보인 것이었다. 허나, 민영화는 보다 큰 정책의제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체니와 럼스펠드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roject for a New American Century)의 중요 인사였고, 이 프로젝트는 1997년 신보수주의 활동가인 윌리엄 크리스톨에 의해 제안된 것이었다. 프로젝트 그룹은 클린턴에게 이라크 정권교체와 그 원칙을 법제화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 원칙이란 “군사력과 윤리적 선명성에 기반한 정책”을 변호하는 것이었고, 이후 부시 행정부 하 국제관계 정책의제들 상당수의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그들이 부시 백악관의 핵심멤버를 형성하기 한달 전인 2000년 9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이하 “PNAC”)는 <미국의 국방 재건: 새로운 세기를 위한 전략, 무력, 자원(Rebuilding America’s Defenses: Strategy, Forces and Resources for a New Century)> 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미국 전쟁기계의 총체적 재점검을 위한 PNAC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변환 과정을 통해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긴 하겠으나, 그 과정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다. 적어도 파괴적이며 촉매작용을 해 줄 사건 — 이를테면 새로운 진주만 공습 같은 것 — 이 없는 한. (the process of transformation, even if it brings revolutionary change, is likely to be a long one, absent some catastrophic and catalyzing event — like a new Pearl Harbor.)” 일 년 하고 한 달 뒤, 9/11 공격은 그러한 촉매 노릇을 해 주었다. 9/11은 이제 막 공식권력을 접수한 소수 정예 신보수주의 활동가들에 의해 빚어진 과격한 정책의제가 급가속하는 사태에 대해 유례없는 정당성을 제공했다.

종종 간과되곤 하는 포스트 9/11 시대 전쟁의 부차적 줄거리로, 그러한 전쟁들에 따르는 아웃소싱과 사영화가 있다. 부시 팀이 권력을 잡은 순간부터, 펜타곤은 폴 울포위츠, 더글라스 페이스, 잘메이 칼리자드, 스테픈 캄본과 같은 이데올로그들과 전직 기업 총수들 — 대체로 대형 무기 생산업체 출신 — 로 들어차게 되었다. 국방부 차관에 피트 올드리지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 육군참모총장 토머스 화이트 (엔론), 해군참모총장 고든 잉글랜드 (제네럴 다이나믹스), 공군참모총장 제임스 로쉐 (노스롭 그루만). 펜타곤의 이러한 새로운 민간인 리더쉽은 두 개의 주요 목표를 갖고 권력을 잡았다. 하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들의 정권 교체. 또 하나는 미군 역사상 최고로 철저한 사영화 및 아웃소싱 작전의 법제화 — 곧 군사업무의 혁명. 9/11 이후 이런 조직적 운동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신속하게 무찌르고 나자, 럼스펠드와 행정부는 용감해져서 신보수주의 십자군의 최고 중요사항을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라크. 침략을 앞두고 미군 병력 구성이 시작됨과 동시에, 펜타곤은 사설 도급업체들을 작전의 필수요소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미국이 공개적으로는 외교적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던 동안에도, 문짝 뒤에서는 할리버튼이 그 역사상 가장 큰 작전을 위해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2003년 3월, 미군 전차가 바그다드에 진입할 때, 그들과 함께 단일 전쟁에 투입된 병력으로는 사상 최대의 사설 도급업체들이 같이 들어갔다. 럼스펠드의 임기가 끝날 때 까지, 추정 10만명의 도급업자들이 이라크 지상에 있었고, 이는 현지 근무 미군병사들 수와 거의 일대 일의 비율이 된다. 전쟁업계로서는 실로 만족스럽게도, 럼스펠드는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에 사설 도급업체들을 미국 전쟁기계의 공식적인 일부분으로 분류하는 특별 조치를 취해두었다. 펜타곤의 <2006년 4개년 국방보고서 (2006 Quadrennial Review)>에서, 럼스펠드는 그가 국방부에서의 “변화를 위한 로드맵 (roadmap for change)” 이라 칭한 것의 윤곽을 제시하였는데, 그는 로드맵이 시작된 것이 2001년 8월이었다고 말했다. 문서에는 “국방부 총합전력(Department’s Total Force)”이 다음과 같이 정의되었다. “그 현역군 및 예비군 부문, 그 군속, 그리고 그 도급계약자들. 이상은 부서의 전쟁수행 능력과 범위를 구성한다. 총합전력의 구성원들은 전 세계 수천개 지역에서 복무하며, 결정적인 작전들의 완수를 위해 방대한 분야에 걸친 임무를 수행한다.(its active and reserve military components, its civil servants, and its contractors — constitut[ing] its warfighting capability and capacity. Members of the Total Force serve in thousands of locations around the world, performing a vast array of duties to accomplish critical missions.)”

지구규모의 전쟁이 전면적으로 벌어지고는 있지만, 이 전쟁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도 대충 하고 넘어간 판국에, 위와 같은 정식 임명장이 제시된 것이다. 이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수십년 전 그의 직무 고별사에서 “군산복합체(the military-industrial complex)” 부상의 “중대한 결과(grave implications)”에 대해 예견하며 내놓은 불길한 경고를 통해 강하게 비판하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1961년에, 아이젠하워가 연설한 바 “잘못 자리잡은 권력이 재앙을 몰고 부상할 가능성은 지금 존재하고, 앞으로도 끈질기게 그러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복합체의 무게가 우리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짓누르게 방치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그 무엇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오직 깨어있고 지식있는 시민들만이, 거대 산업과 국방 군사조직 간의 긴밀한 결합을 상대로 우리의 평화적인 수단과 목적을 강제하여, 그를 통해 안보와 자유가 함께 번영토록 할 수 있습니다.(The potential for the disastrous rise of misplaced power exists and will persist. We must never let the weight of this combination endanger our liberties or democratic processes. We should take nothing for granted. Only an alert and knowledgeable citizenry can compel the proper meshing of the huge industrial and military machinery of defense with our peaceful methods and goals, so that security and liberty may prosper together.)” 이 경고는 그 이후 무시당해왔고, 특히나 부시 행정부 하에서 일어났던 일이란 아이젠하워가 어둡게 예언했던 바로 그 시나리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할 게 없는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 및 이라크 점령이 수십개의 회사를 태어나게 하긴 했어도, 블랙워터만큼 권력, 이윤, 명성 면에서 극적인 상승을 보여준 회사는 거의 없다. 10년이 채 안 되는 동안에, 그 회사는 노스 캐롤라이나의 늪지대에서 떠올라 부시 행정부의 “전지구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황실 근위대 같은 것이 되었다. 오늘날, 블랙워터는 2300명 이상의 사병을 9개국에 배치하고 있고, 그 중에는 미국도 포함되어있다. 회사는 전직 특수부대원, 군인, 퇴임한 법 집행 요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210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들은 즉각 호출 가능하다. 블랙워터는 20대 이상의 항공기로 구성된 사설 비행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는 근접화력지원용 헬기들 (helicopter gunships)과 정찰용 비행선 부문이 포함되어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모요크에 있는 7000에이커(약 29제곱킬로미터, 858만평)짜리 본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설 군사시설이다. 시설에서는 해마다 수천명의 연방, 지방정부 법 집행관들, “우호적인 외국” 군대가 훈련을 받는다. 회사는 자체의 정보부를 운영하며 그 운영진은 고위급 전직 군사 간부나 정보기관 간부들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설들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캘리포니아 (“블랙워터 웨스트”), 일리노이 (“블랙워터 노스”)에 더불어 필리핀에는 정글 훈련시설도 짓고 있다. 블랙워터는 5억달러 이상의 정부계약 당사자인데, 이 액수는 회사의 비밀스러운 “검은” 예산 작전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서, 이런 작전의 고객은 미국 정보기관이나 사기업 / 개인 및 외국 정부이다. 한 미국 하원의원이 관찰한 바에 따르면, 순전히 군사적으로만 따지면, 블랙워터는 세계의 여러 정부를 뒤집어 엎을 수 있다.

블랙워터는 사설 군대다. 그리고 이는 한 사람이 통제한다. 장본인인 에릭 프린스는, 극우 기독교도 억만장자로서 부시 대통령의 선거본부 뿐 아니라 보다 넓은 기독교-우익 정책사안에서 주요한 돈줄 역할을 하였다. 사실, 이 글이 쓰여지는 현재까지 프린스는 민주당 후보에게 동전 한 푼 줘 본 적이 없었다. 실로 우파적인 행동이기는 해도, 그렇게나 강력한 전쟁 서비스 기업의 총수로서는 보기 힘든 행동방식이고, 이는 그의 이데올로기적 발언들이 갖는 진실성의 정도를 웅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블랙워터는 럼스펠드의 펜타곤에 대한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군들 중 하나였고, 프린스는 자기 회사가 미군의 과격한 변환작업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다. “하룻밤 새 배송을 해야 할 때, 우체국에 갑니까, 아니면 페덱스로 보냅니까?”라고, 프린스는 최근 군 간부들과의 패널 토론 중에 물은 적이 있었다. “우리 회사가 국가 안보 기구에 대해 달성하려는 목표는 페덱스가 우체국에 대해 한 것과 같은 겁니다.”

아마도 그러한 변환이 개시되었음을 알린 가장 노골적인 표시가, 2003년 미국 최고위 간부들의 이라크 방문시 경호 업무를 백악관이 블랙워터에 아웃소싱한 일이었을 것이다. L. 폴 브레머가 점령 첫 해 부시의 사절로서, 바그다드에 쪼그려 앉아서 부시의 정책의제를 실현시킨다고 하던 때에, 그는 블랙워터의 경호를 받고 있었고, 그 후 그곳에 파견된 모든 미국 대사들 역시 그러하였다. 변변찮은 보수를 받는 현역 복무 군인들과 대조적으로, 블랙워터 경비대는 여섯자리수 봉급을 받았다. “[이라크에서] PSD (personal security detail, 개인 경호 분대) 프로들은 현재 [두당] 하루 300달러를 받고 뛴다” 당시 포츈지의 기사에 실린 내용이다. “블랙워터가 첫번째 큰 건수, 곧 폴 브레머 경호를 준비하느라 모집을 시작하자 그 액수가 하루 600달러까지 치솟았다.” 대중적 합의는 거의 전무한 상황 하에, 부시 행정부는 역사적으로 군대에 맡겨져 왔던 많은 기능들을 민간부문에 아웃소싱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사기업들은 미국 납세자들에게 거의 책임질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회사들의 이윤은 결국 세금에서 뽑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이라크 용병시장을 알래스카 골드러시나 오케이 목장에 비교하기 시작했다. 런던 타임지가 이전에 썼다시피, “이라크에서, 전후 사업 붐은 기름이 아니라, 보안이다.”

이라크에서 이렇게 유례없는 사설 병력의 확장이 일어남에 때라, 2004년 6월 28일 바그다드를 빠져나가기 전 브레머의 마지막 활동은 17호 명령(Order 17) 이라 불리우는 법령을 발포하는 것이었다. 그 내용은 이라크 내 계약자들을 기소로부터 면제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이라크 점령지역을 통치하기 위한 정책의 바다 (동시에 정책의 부재) 속에서도 획기적인 사건이었고, 사설 병력들의 간덩이를 크게 하는 일이었다.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 내에서의 고문과 살인 혐의로 기소되는 상황에서, 펜타곤은 막대한 양의 사설 병력에 대해서는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러한 부분이, 아주 드물게 있었던 이라크 내 계약업자들을 상대로 한 국회 청문회중 하나였던 2006년 6월의 질의에서 문제시 되었다. 블랙워터는 이 질의에서 업계를 대표했고, 그 곳에는 여러 정부 관료들도 참석해 있었다. 대표 질의자 데니스 쿠치니치가 펜타곤의 조달국장인 샤이 아사드에게 질문하였는데, 조달국은 국방부 내에서 도급업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는 부서이다. 쿠치니치는 미군 병력이 이라크 내에서 강제적인 교전수칙의 적용을 받으며, 또 법령 위반을 이유로 기소를 당한 적이 있지만, 도급업자들은 그런 해당사항이 없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그 청문회가 이루어진 날 현재까지, 이라크 내 범죄 혐의로 “보안 도급업자는 아무도 기소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사드에게 직접 질문하였다. “국방부는, 사설 도급자가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죽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들어올 경우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아사드의 답변. “의원님,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어이구”, 쿠치니치가 받아쳤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신 건지 생각해 보세요. 이 사설 계약자들은 살인을 하고도 어디든 갈 수가 있습니다.” 계약자들은, 쿠치니치가 말하길 “아무래도 그 어떤 법의 통제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그러다 보니 오히려 자기가 곧 법이라고 활개를 칠 면허라도 받은 꼴이 됐습니다.” 블랙워터는 공공연히 자신의 병력이 법 위에 있다고 선언하였다. 자기 사병들이 펜타곤의 표준군사법전(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UCMJ)의 적용을 받게 하려는 시도들에 대해 저항하면서 — 사병들은 민간인이라는 주장이다 — 블랙워터는 그와 동시에 미국 내에서 민간법상 소송으로부터의 면제를 주장하였는데, 그 이유로 자신들이 미국 총합전력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블랙워터는 법률 보고서에서, 만약 미국 법원에서, 회사측은 그 직원의 불법적인 죽음을 이유로 피소될 수 있다고 인정해 버리면, 그로 인해 국가의 전쟁수행 능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책임있는 연방과의 계약자들로 하여금 전쟁터에서 미국 무장병력과 더불어 활동케 하기 위해서는, 사상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책임으로부터 그들(계약업자들)이 면제된다는 점을 연방 차원에서 보호하고 연방의 법원들에서 통일적으로 확정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하다. 전원이 자발적으로 충원되는, 미군 인력동원 정책의 기초를 이루는 총합전력 개념에 있어서, 외국의 전장에 파견되는 개개인 구성원으로 하여금 불법행위에 대한 50개주 각각의 책임 시스템에 노출되게 하는 것은 지극히 해로운 일이다. . . . 대통령이 이러한 군사작전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명령하는가 하는 것은, 훈련, 배치, 무장, 작전, 편성, 기획, 분석, 사설 군사 계약자와 그 담당 작전에 대한 관리 및 감독에 관련한 명령의 연쇄과정을 통해 대통령이 내리는 결정을 포함하여, 법원의 권한을 벗어나는 사항이다. (In order for responsible federal contractors to accompany the U.S. Armed Forces on the battlefield, it is essential that their immunity from liability for casualties be federally protected and uniformly upheld by federal courts. Nothing could be more destructive of the all-volunteer, Total Force concept underlying U.S. military manpower doctrine than to expose the private components to the tort liability systems of fifty states, transported overseas to foreign battlefields. . . . How the President oversees and commands these military operations, including his decisions through the chain of command concerning the training, deployment, armament, missions, composition, planning, analysis, management and supervision of private military contractors and their missions, falls outside the role of [the courts].)” 그 대신이랄까, 블랙워터는 자신의 병력들이 법적으로 무력하고 강제하기도 불가능한 행동규약 하에서 작전을 수행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나마 행동규약은 회사가 속한 동업자 단체에서 만든 것으로, 얄궂게도 단체의 이름은 국제평화활동협회 (International Peace Operations Association) 라고 붙여 놓았다. 에릭 프린스는 그의 병력이 “우리 조국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accountable to our country)”고 하며, 국기에 대한 맹세가 올바른 동기나 활동의 증거가 된다든가 독자적인 법적 틀을 만들기 위한 헌법전이라도 되는 것 처럼 말한다.

이런 논리는 이미 도급업자들에게 연장되어 적용되고 있는 사실상의 면제뿐 아니라, 이제는 미국 전쟁 기계의 일부로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막대한 양의 사설 병력을 펜타곤이 통제하는데 실패했다는 점 때문에도 더욱 부추겨졌다. 사설 계약업자들은 악용의 여지가 활짝 열려있는 법적인 회색지대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한다. 2006년 후반부에, 한 줄 짜리 수정안이 의회의 대규모 2007년 국방예산법안에 조용히 끼어들어갔고, 부시 대통령에 의해 서명되었는데, 그 수정안은 전투구역 내 도급업자들을 펜타곤의 UCMJ 준수 주체로 만들 수 있는, 다시 말해 그들을 군사법정에 세울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군은 이미 스스로의 거대한 병력을 상대로 경찰활동을 하느라 이미 충분한 문제점을 끌어안은 상태였고, 거기에 추가되는 10만명의 사병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다섯 단어짜리 삽입문구가 독립성을 갖춘 규제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그 문구가 사설 전쟁 산업의 혹독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 밖의 지역에 파견된 도급자들에 대해 유례없이 의존하고 있는 중에도, 정부는 그들에 대해 관리 단속은 고사하고 숫자 파악도 하지 못한 실정이다. 2006년 12월 정부 회계감사국(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이하 GAO)에서 나온 보고서에서 지적된 바, 군 당국은 효과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갖지도 못했으며, “정부관리들은 얼마나 많은 도급업자들이 이라크의 기지들에 파견되어 있는지 집계하지 못하였다.(officials were unable to determine how many contractors were deployed to bases in Iraq.)”. 육군과 공군에서는 “파견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급업자의 수, 혹은 업체측에서 미군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number of contractors they were using at deployed locations or the services those contractors were providing to U.S. forces)”에 대해 GAO 조사관들에게 알려 줄 수가 없었다. GAO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도급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상의 문제가 군 작전과 부대원들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도급업자들이 계약상 이행조건들을 비용효율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국방부가 신빙성있는 보장을 받을 능력을 저해하였다(problems with management and oversight of contractors have negatively impacted military operations and unit morale and hindered DOD’s ability to obtain reasonable assurance that contractors are effectively meeting their contract requirements in the most cost-efficient manner.)”.

펜타곤에서 도널드 럼스펠드의 통치가 끝나고 일주일 뒤,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미군이 너무 넓게 펼쳐지는 바람에 “실질적인 육군은 거의 파괴되려 하고 있다(the active Army is about broken)”는 전직 국무장관 콜린 파웰 사령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한 공격적인 정책과 정복 전쟁에 대해 재고하는 대신에, 부시 행정부와 펜타곤은 군대의 크기를 확장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프린스는 이미 그 자신의 복안을 제시한 상태다. 그가 이름하기로 “도급 여단”을 만들어 일반적인 미군을 보충하자는 것이다. “국방부에서는 육군의 항구적인 숫자를 늘리는데 대해 경악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운을 뗐다. “우리는 3만명을 늘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하려면 36억에서 40억 달러 근처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글쎄요, 제 산수실력으로는, 군인 한 명 당 13만 5천달러가 든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 . . 그보다는 분명히 싸게 할 수 있잖습니까.” 이것은 실로 자기 자신의 군대 및 그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있는 사람이나 할 만한 굉장한 선언이다. 프린스는 블랙워터가 미군의 애국심 넘치는 연장(延長)으로 자리잡길 바라는데, 2005년 9월에 그는 회사의 모든 직원과 계약자들이 미국 헌법/체제에 대해 동일한 충성 맹세를 해야 한다는 사내 회람 하나를 공포하였다. 이 맹세에 이르길, 미국 헌법/체제는 블랙워터의 “국방 관련 고객 (예를 들어 펜타곤, 국무부, 정보기관들)”로서, “국외, 국내의 모든 적으로부터 미 합중국의 헌법/체제를 지지하고 지켜내기 위해… 신이여 저에게 힘을 주소서.”

블랙워터의 그림은 무방비한 이들의 보호를 추구하는 참으로 미국적인 기획인 것 처럼 그려져 있지만, 몇몇 야심찬 비밀 계획들로부터 드러나는 것들은 이 그림과는 딴판인데다 공포스럽기까지 한 사실이다. 2004년 5월, 블랙워터는 미국 정부의 중앙 계약 사무국(Central Contracting office)에 ‘그레이스톤 리미티드’라는 새로운 자회사를 조용히 등록했다. 그러나 블랙워터의 다른 자회사들처럼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혹은 델라웨어에 회사를 통합해서 두는 대신에, 그레이스톤의 경우 카리브 해의 섬나라인 바베이도스에서 국외 등록을 하였다. 회사는 “비과세” “회사법인”으로 미국 정부에 의해 정식 분류되었다. 그레이스톤의 홍보 인쇄물은 장래의 고객들에게 “선제 교전 팀 (Proactive Engagement Teams)”을 광고하고 있다. 이 팀은 “해외에서 고객님이 겪게되는, 새로이 발생하거나 기존에 존재하던 안전상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고용할 수 있다. “우리의 팀원들은 안정화를 위한 조치, 자산의 보호와 회복, 그리고 비상상황시 인원 철수를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또한 회사는 광범위한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며, 그 안에는 “방어적 혹은 공격적 소집단 작전”도 포함되어 있다. 그레이스톤이 스스로 자랑하는 바 “전직 특수부대, 방위요원, 정보요원, 직업적인 법 집행관의 다양한 배경으로부터 선발된 인력을 보유하며 훈련하고 있고, 이들은 지구상 어디에나 즉각 파견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그레이스톤이 신병을 모집한다고 주장하는 국가들은 필리핀, 칠레, 네팔, 콜롬비아, 에콰도르, 엘 살바도르, 온두라스, 파나마, 페루이며, 이 국가들의 군대는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의심스럽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인권 관련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다음의 무기들에 대한 취급 능력 여부를 기재하게끔 되어있다. AK-47 소총, Glock 19, M-16계열 소총, M-4 카빈 소총, 기관총, 박격포, 휴대용 로켓 (RPG, LAAW). 심사과정에서 지원서에는 다음 중 어디 속하는지도 묻는다. 저격수, 사수, 헬기사수, 폭발화기병, 반격조. 이라크에서, 블랙워터는 수십명의 칠레 용병을 투입하였고, 그들 중에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의 잔악한 통치 하에서 훈련받고 복무한 이도 있었다. “우리는 프로페셔널을 찾기 위해서 지구 끝까지라도 뒤집니다”, 블랙워터 대표 개리 잭슨이 말한다. “칠레 특수부대원들은 아주, 아주 프로페셔널하고, 블랙워터 시스템에 알맞습니다.”

한계까지 잡아 늘여진 국내의 무장 병력을 감안할 때, 그리고 정치적인 이유로 책상에서 치워버린 징병안을 감안할 때, 미국 정부는 이제 자국의 “전 지구적인 테러와의 전쟁”을 나눠 맡을 다른 국민국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만약 다른 국가들의 군대가 “자발적인 이들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에 참여해 주지 않는다면, 블랙워터와 그 동료들은 다른 종류의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대안적인 병력 국제화로서, 전 세계로부터 사병들을 모집하여 이룩될 것이다. 만약 외국 정부가 안 끼어 준대도, 외국 군인들은 — 그들의 모국은 대부분 미국의 전쟁에 반대하지만 — 아무튼 적당한 값에 데려 올 수 있다. 이 과정은, 비판자들이 주장하는 바, 국민국가의 존재, 주권의 원칙, 국가의 자결권에 대한 전복행위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증대하는 도급자 및 사설 병력, 혹자가 말하기로는 ‘용병’의 사용은 전쟁 시작과 전투 수행을 쉽게 만듭니다. 그낭 돈만 들고 시민이 들지는 않으니까요.”라고, 헌법상 권리를 위한 운동본부 (Center for Constitutional Rights, 이하 CCR) 대표인 마이클 래트너가 말한다. 이 조직은 이라크에서의 인권침해 혐의로 사설 계약업체를 고소한 생태다. “사람들에게 전쟁에 나가라고 요구하는 한, 저항은 당연히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건 자기확장을 위한 전쟁과 바보같은 전쟁, 그리고 미국의 예에서 볼 수 있는 패권적 제국주의 전쟁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저항입니다. 사설 병력은 미국이 기울어가는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소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 로마에서 갈 수록 용병이 필요해 졌던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비슷한 일이 여기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노하고, 학대당한 사람들을 법질서에 따르게 되어있는 경비대 병력으로 통제하기란 어렵겠지만, 사설 병력은 이 ‘문제’를 해결해 버릴 수 있지요.”

펜타곤 최대의 도급업자인 할리버튼 역시 그렇지만, 블랙워터는 단순히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 자들과는 눈에 띄는 성격상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최고경영자의 아주 장기간에 걸친 안목이다. 그들은 뭇 경쟁자들과 나란히 서서 이익이 될 순간을 잡아 채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다가올 수십년간 그들 스스로가 자리잡을 틈새를 깎아왔던 것이다. 그러나 블랙워터의 포부는 국가간 전쟁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 회사의 병력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2005년에 덮쳤을 때 대다수의 연방 기관들보다 뉴올리언즈에 먼저 들어갔는데, 수백명의 중무장한 블랙워터 용병들 – 일부는 이라크 파견에서 막 돌아온 – 이 재해지역 내로 산개하였다. 일주일 안에, 그들은 국토보안성 (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에 공식 고용되어 멕시코 만의 미국연안에서 활동하게 되었고, 블랙워터 군인 한명당 하루 950달러가 연방 정부에 청구되었다. 일년이 채 안되어, 회사는 7천만 달러 이상을 연방 허리케인 관련 계약에서 긁어모았고, 이는 대략 하루에 24만 3천 달러가 된다. 회사는 카트리나를 또 다른 커다란 기회의 순간으로 보았고, 곧 50개주 모두의 지방정부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청원을 냈다. 블랙워터 경영자들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지진이나 다른 재해 발생시의 파견에 대한 만남을 가졌다. “보세요, 저희라고 재난이 사업 기회가 된다는 발상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카트리나 이후 신설된 국내 작전 부서를 지휘하고 있는 블랙워터 간부가 한 이야기이다. “밥맛 떨어지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사실이 그런걸요. 의사들, 변호사들, 장의사들, 심지어는 신문사들도 나쁜 일이 일어나는 덕에 먹고 삽니다. 저희도 그런 거지요. 누군가는 수습을 해야하잖아요.” 그러나 비판자들은 블랙워터 병력이 국내에 배치되는 것을 미국 민주주의가 침식될 지도 모른다는 위험한 전조로 본다. “그네들의 활동은 법으로 정해진 한계에 구애받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연방과 주의 공무원이나 직원들은 준수해야만 할 제한들, 수정 1조와 수정 4조에 따른 불법 수색과 압류, 체포 금지 등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경찰요원들과는 달리, 사설병력들은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습니다.” CCR의 마이클 래트너가 말한다. “이런 종류의 준군사집단은 나치의 갈색셔츠단을 생각나게 합니다. 탈 사법적인 집행기관으로서 그러한 조직은 법 밖에서 행동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지요. 이러한 준군사집단의 활용은 우리의 권리에 대해 지극히 위험한 위협입니다.

부시 대통령이 “십자군”이라 이름붙인 전쟁 속에서 블랙워터가 춤추고 있는 것이 특히나 무서운 이유는, 그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기독교 근본주의에 헌신적이라는 것이라는 데 있다. 에릭 프린스와 그의 가족은 종교적 정의에 기반하여 세속주의에 대항하는 전쟁과, 공적 영역에서 기독교의 영향력 확대에 관해서는 아낌없는 재정지원을 제공하였다.

프린스는 미국의 극우 강경 기독교 복음주의자들 몇명과 가까운 친구이자 그 후원자이다. 그런 이들로 과거 워터게이트 공모자였던 척 콜슨이 있는데, 그는 부시 대통령의 조언자가 된 바 있고 “믿음에 기반한 교도소 (faith-based prisons)”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독교 보수주의의 지도자인 게리 바우어도 있는데, 그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 내 “원칙선언(Statement of Principles)”의 원 서명자이며, 프린스가 젊을 때 부터 함께 일한 사람이고 프린스의 아버지와도 친한 친구였다. 몇몇 블랙워터 고위인사는 그들이 몰타 기사단(Sovereign Military Order of Malta) 의 회원임을 자랑하는 일도 있는데, 이는 제1회 십자군이 있기 전인 11세기에 만들어진 기독교 군사집단으로서 “무슬림으로부터 십자군들이 정복한 영토”의 방어를 사명으로 삼고 있다. 이 기사단은 오늘날 “국제법상 주권 주체로서, 자체의 헌법과 여권, 인장, 공공기관을 보유”하며 94개 국가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무슬림 국가들 내에서, 또 세속 사회 내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이 신 십자군들에게 아웃소싱됨에 따라, 많은 아랍세계 및 다른 반대세력들의 공포감은 극도로 강화되고 있다.

세계의 대부분은 “사설 군사 기업”에 대해서, 악명높은 2004년 5월 31일에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이라크의 팔루자에서 블랙워터 군인 네 명에 대한 습격이 이루어졌다. 군중이 저지른 섬뜩한 살인행위였고 이를 기점으로 전쟁의 국면이 전환되었으며 이라크의 저항운동이 폭발했다. 당시 (그리고 지금도) 다수의 언론 보도는 이 애매한 병력을 “민간인 계약자” 혹은 “외국 재건 노동자”들로 칭하며 그들이 엔지니어들이고, 건설 노동자고, 인도주의자이거나 물 전문가라고 하였다. “용병”이라는 개념은 그들을 묘사하는데 거의 전혀 사용되질 않았다. 이건 실수가 아니다. 실로, 이 또한 용병산업 스스로가 관리한 섬세한 재포장 작업이었고 점차 이것이 정책결정자들, 관료들, 그밖에 워싱턴의 강력한 결정권자들 및 다른 서방 세계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팔루자에서 죽었던 그 사람들은, 워싱턴의 파트너로서 이른바 자발적인 이들의 연합을 통해 이라크 내에 있던 최대 조직의 일원으나 – 영국의 총 파병 병력보다 많다 – 세계의 대다수는 그들이 거기에 있다는 사실의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 습격사건을 통해 블랙워터는, 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업계를 관리 (혹은 방치)하기 위한 규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위치에 올라서게 있었다. 블랙워터가 업계의 새로운 리더가 되었다. 3개월 뒤, 회사는 미국 정부의 가장 가치있는 국제적 안보 계약을 따 내니, 미국 정부시설과 외교관 보호가 그들 몫이 되었다. 사병 네 명의 죽음은 마구 선전되었고, 결국 블랙워터가 이후 수년간 걸었던 성공의 길에 올라가기 위한 불씨가 되고 말았다.

블랙워터 성공 스토리는 군산복합체의 역사 속에서도 전설적인 것이다. 이 회사는 군사업무의 혁명에 의해 탄생한 변화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허울 밑에서 부시 행정부가 급속히 확장시킨 사영화 물결의 살아있는 화신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이 이야기는 전쟁과 민주주의, 거버넌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회사가 만들어진 1996년부터 시작된다. 몽상적인 블랙워터 경영자들이 “예상되는 정부의 화력 및 관련 안보 훈련 아웃소싱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설 군사 훈련 캠프를 열었고, 9/11 이후 계약의 폭발적인 증가를 거쳐, 피에 젖은 팔루자 거리, 회사의 용병들 시체가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그곳에 이른다. 그 안에는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나자프 요새 옥상에서의 총격전도 포함된다. 이 원유가 풍부한 카스피 해로 떠난 원정에, 행정부는 블랙워터를 보내서 이란 국경에서 겨우 몇 마일 떨어진 곳에 군사기지를 짓게 했다. 허리케인이 훑고 간 뉴올리언즈 거리에도 그들은 침입했다. 그리고 워싱턴의 권력의 전당에서 오래도록 머물며, 블랙워터 경영진들은 테러와의 전쟁 중에 나타난 새로운 영웅으로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세계 최강의 용병 군대가 탄생한 것은 지금의 전장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그것은 미시건 주 홀랜드의 조용한 마을에서 에릭 프린스가 우익 기독 왕조에서 태어났던 때의 이야기이다. 토대를 깔았던 것은 프린스 가문으로서, 그들이야말로 수십년 간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어, 블랙워터의 혜성같은 등장을 가능케 한 세력을 권좌에 올려 놓았던 것이다.

Blackwater: The Rise of the World’s Most Powerful Mercenary Army, by Jeremy Sca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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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on “Times Online 서평기사 번역: Blackwater by Jeremy Scahill
  1. WoKi말하길

    저작권 관련 알림 부분과 번역관련 알림 부분의 감추기 기능을 위해 Simple Spoiler Enhanced plug-in을 설치했다. 다음을 참조:
    http://liberitas.com/2006/04/18/mi-plugin-simple-spoiler-enha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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